대통령실의 입장은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브리핑 직후 나왔다. 앞서 이날 조윤정 전의교협 홍보위원장은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이 먼저 팔을 내밀고 어깨를 내달라”며 전공의를 직접 만나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지난 6주간 국가적으로 전 국민에게 나쁜 직군으로 낙인 찍힌 그들(전공의)에게 어깨를 내주고 두 팔로 힘껏 안아달라”며 “관용은 힘을 가진 사람만 할 수 있고 윤 대통령 외에는 없다”고 했다. 이어 “전공의 1만3000명 중 대표 한 명이라도 딱 5분만 안아주고 ‘젊은이의 생각을 미처 못 들었다’고 말해달라”며 울먹이기도 했다.
조 위원장은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에겐 “윤 대통령이 초대한다면 아무런 조건 없이 만나보라”고 당부했다. 그는 박 위원장에게 “마음에 들든 안 들든 현재 대한민국 행정의 수반인 대통령”이라며 “대통령의 의료개혁에 대한 열정만 인정해도 대화는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공의들 입장에서 윤 대통령의 주장이 틀렸다고 판단되더라도 우선 대화에 나서달라는 주문이다.
하지만 대화 성사 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아직 전공의들은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집단행동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강경파 사이에선 벌써부터 교수들이 ‘전공의 의견’은 고려하지 않고 섣부르게 윤 대통령에게 대화 제의를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설령 전공의 대표가 나서 정부와 합의를 이뤄도 전체 전공의들의 의견을 조율하기까진 진통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강경파 탓에 전공의 내부에서 ‘화해 목소리’를 내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정부가 이제 전공의들의 복귀를 포기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전공의들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정부가 재정 투입을 약속하는 등 필수의료 지원을 위해 많은 대책을 내놨지만 전공의들은 시종일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서다.
빅5병원의 한 교수는 “사태 해결을 위해 누군가 나서야 한다고 할 땐 집단행동이 아니라 대표자가 없다고 하면서도 정작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이탈자를 조리돌림하고 있다”며 “앞뒤가 맞지 않는 태도”라고 했다.
이지현/오현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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